< 제12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이것 역시 지도] > (2023)

 23년 2학기에 수강한 강의 과제가 < 제12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이것 역시 지도] >를 감상하여 리포트를 작성하는 것으로 서울 시립미술관에 방문하여 여러 작품들을 보았다. 과제라는 것을 넘어 작품 하나하나들이 앞으로 어떤 디자인 작업들을 하면 좋을까에 대한 생각의 폭을 넓혀주어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 < 제12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이것 역시 지도] >는 여러 국적의 작가들이 한 장소에 모여 작품 전시를 진행했기 때문에 그 나라의 환경을 알고 작가가 의도하려는 바를 파악하는 것에 전시를 관람하며 흥미를 느꼈다. 수많은 작품들이 있었지만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6작가의 작품들을 이번 포스트에서 다뤄보려 한다.

 

 

 

 

부제: 다양한 지도의 형태

 

목차 들어가며 1. 아니말리 도메스티치 2. 정소영 3. 구이도 야니토 4. 이케조에 아키라 5. 아르차나 한데 6. 히메나 가리도-레카 마치며

 

 

들어가며

 

 2023년 9월 21일부터 전시를 시작한 ‘제12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이것 역시 지도]’는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역사박물관, SeMA 벙커, 스페이스mm, 소공스페이스, 서울미디어로캔버스 총 6곳에서 전시를 시작하였다.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는 비영토적 지도 그리기에 대한 생각과 실행 중심으로 기획되었다.

이번 리포트 작성을 위해 방문한 장소는 서울 시립미술관이었는데 다양한 국적의 작가들의 작품을 접하여 각 작가들이 겪었던 과거를 표현한 작품과 지도를 어떻게 표현하고자 하였는지에 대한 의도를 엿볼 수 있었다. 작품 관람은 1차적으로 작품을 보고 작가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었는지 생각하였고, 2차는 1층에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도록 둔 책자를 보고 작가의 의도를 아는 방식으로 관람하였다.

 

 

 

1. 아니말리 도메스티치 <방콕의 기회주의 생태학>, <배수구 아래로:파충류 이야기>

 

 이번 비엔날레에 전시된 대부분의 작품들의 추상적이거나 난해하였는데 그런 작품들과 달리 아니말리 도메스티치 작가의 작품은 이번 비엔날레 주제인 지도를 한눈에 보여주었다.

아니말리 도메스티치 작가의 작품 중 <방콕의 기회주의 생태학>을 먼저 감상하였는데 가로, 세로 300cm의 거대한 크기가 마치 방콕의 도시를 탁 트인 넓은 시야에서 바라보는 느낌을 주었다. 작품만을 보았을 때 평범하게 방콕의 도시를 담은 지도라는 생각에 당연히 사람의 관점에서 그렸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작품은 사람의 관점에서 그린 게 아닌 비단뱀의 관점에서 방콕의 도시를 지도로 그린 작품이다. <방콕의 기회주의 생태학>는 비단뱀이 본 관점이라고 할 수는 있지만 처음 보았을 때 지도를 그린 일반 작품들과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 이러한 관점은 아니말리 도메스티치 작가의 <방콕의 기회주의 생태학>에서 연결되는 이후의 작품 <배수구 아래로:파충류 이야기>에서도 적용된다. 이렇게 작품을 사람의 관점이 아닌 비단뱀이나, 파충류의 관점으로 그리는 아니밀리 도메스티치는 실험적이고 경험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통해 인간과 비인간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탐구하는 작가이기 때문이다.

<배수구 아래로:파충류 이야기>는 이전 작품과 다르게 파충류의 관점에서 느끼고 볼 수 있는 환경과 요소들을 지도에 표현하여 작가의 의도에 적합한 작품으로 완성되었다. 이 요소들은 지도의 위에 올려둔 것처럼 표현된 도시의 보도블록에 깔린 벽돌 사이 틈에서 자라날 것 같은 풀과 사람들이 배출한 쓰레기, 파충류들이 크게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전 작품과 다르게 지도 속의 도시와 건물들을 두르고 있어 작가가 의도하려던 인간과 비인간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더욱 명확하게 볼 수 있었다.

방콕의 기회주의 생태학 / 배수구 아래로 : 파충류 이야기

 

 

2. 정소영 <섬 그리기>, <29.5일>

 

 정소영 작가는 <섬 그리기>는 비디오를 이용하여 만든 영상 작품으로 얼핏봤을때는 바다 위에 동그란 원형을 그리는 것 같지만 작가가 의도한 내용은 한국의 바다인 남해에 있지만 중국이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이라고 주장하는 물 아래에 잠긴 바위섬인 이어도의 위치를 배와 배의 뒤에 연결된 밧줄로 표현한 작품이다.

정소영 작가는 <섬 그리기> 외에 <29.5일>이라는 설치작품을 전시하였는데 지구와 달의 거리에 따라 중력이 변화하는 해수면의 높이에 대한 작품을 전시했다.

처음 이 작품을 보았을 때 유리로 만들어진 조각 형태가 북극의 빙하처럼 보여 점점 녹아사라지는 빙하를 표현하는 것인 줄 알았다. 하지만 정소영 작가 작품의 해석을 본 뒤로는 북극의 빙하처럼 보였던 조각 형태가 갯벌의 음각으로 보였고, 선반과 세로로 세워진 알루미늄 판으로 작가가 비로소 어떤 것을 작품에 넣고 싶어 했는지에 대한 의도가 보이기 시작했다.

<섬 그리기>와 <29.5일>는 환경적 요소인 해양을 주제로 잡았는데 두 작품 모두 작가가 보여주려 한 의도들이 좋았다. <섬 그리기>는 한국과 중국이 다투고 있는 배타적 경제수역의 이어도를 담고자 하여 마치 한국과 일본이 독도를 가지고 다투는 것이 생각났다. 한국에서 이어도라는 섬이 있는지, 그리고 이어도가 물 속에 있는 섬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도 있을텐데 이 작품을 보고 이해함으로써 관람객들은 이어도의 존재를 알게 됨과 동시에 정소영 작가의 작품 <섬 그리기>를 기억하게 될 것이다. <29.5일>는 넓은 공간을 사용하는 배치작품으로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해수면의 높이와 그로인해 갯벌흙과 갯벌의 음각형태를 표현한 유리조각의 개수와 높이에 따른 변화로 시간에 따른 변화를 알 수 있었다.

섬 그리기 / 29.5 일

 

3. 구이도 야니토 <물의 문법>

 

 구이도 야니토 작가의 <물의 문법>은 양모 직물을 사용한 작품으로 물결을 충분히 볼 수 있는 디지털 기기의 오류와도 같은 형태로 표현하였다. 물의 문법은 각각 세 가지 작품이었는데 S6의 <물의 문법은> 잔잔한 호수에 태양빛이 비치며 반짝거리는 느낌을 주면서 흘러가는 물결의 형태에 사각 형태로 나타나는 디지털 오류 같은 느낌을 주었지만 오류 같은 느낌이 물결 사이를 가로지르지만 물결의 형태가 변하지 않고 눈에 보이는 길을 이루는 것을 볼 수 있었다.

S7의 <물의 문법>은 두 개의 사다리꼴 형태가 이어져 만들어진 작품으로 작품 내에서 실로 구성된 형태의 모양이 위 사다리꼴 직물 내에서는 사다리꼴 형태이며, 아래 사다리꼴 직물 내에서는 위와 아래의 두 사다리꼴을 이어 붙인 것 같은 육각형의 형태를 볼 수 있었다. S7의 <물의 문법> 작품 역시 디지털 기기에서 몰 수 있는 오류와 같은 형태가 작품에 녹아들어 갔는데, 앞의 작품인 S6 <물의 문법>과는 다르게 고유 형태에서 엇나간 것처럼 보이는 형태를 가지고 있다. 분위기적으로 봤을 때 S7 <물의 문법>은 해 질 녘 노을을 담은 호수나 바다의 물결의 느낌을 주었다,

S8 <유찬>(<물의 문법>의 일부)은 이전 작품들처럼 시한 디지털 오류로 보이지 않지만 중간중간 계단 형식처럼 보이는 약간의 오류와 물결이 <유찬>을 이루고 있다. 다른 작품들은 자연을 떠올리게 하는 색상들을 사용했다면 <유찬>은 인위적인 색상을 사용하였다. 이 점으로 <유찬>은 색상적인 면과 일정하게 반복되는 것 같은 물결무늬로 디지털 느낌을 주었다.

물의 문법 S7 / 물의 분법 중, 유찬

 

 

4. 이케조에 아키라 <끝나지 않는 파티>, <사진 찍어요>

 

 이번 ‘제12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이것 역시 지도]’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인 이케조에 아키라 작가의 <끝나지 않는 파티>는 대부분의 작가들과는 다르게 사람의 삶을 지도로 만들었다. <끝나지 않는 파티>를 보면 아래에 사람들이 농사를 짓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농사를 지어 수확한 작물을 거두고 나무를 베어 땔감을 만들어 음식을 만든다. 이 음식 역시 사람으로 표현되어 있어 사람들이 혀를 타고 입으로 들어간다. 입으로 들어가면 다양한 음식들이 모여 파티를 하는 것과도 같은 상황을 그림으로 그려 넣었으며 그 파티 현장 옆에는 화장실이 담겨져 있는데 이 화장실에서 부분에서 섭취한 음식물의 영양분 외 몸으로 배출되는 찌꺼기를 만들어 나머지 장기들을 통해 빠져나간다는 것을 알수 있다. 빠져나간 찌꺼기들은 장기에서 바로 연결되는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과 함께 거름으로 사용되어 우리가 먹게되는 작물들에게 영양분을 준다, 이러한 순환구조가 인간의 삶을 한점의 작품 속에서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인간의 삶을 정리하여 보여주는 지도로 해석할 수 있다.

이케조에 아키라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인 <사진을 찍어요>는 앞의 작품인 <끝나지 않는 파티>와는 다르게 인간이 삶을 살며 당연하게 겪어야만 사는 과정을 담은 게 아닌 마치 지시를 받는 억압된 군대에 들어가 생활하는 모습을 연상하는 작품이다. <사진을 찍어요>에서는 인간이 총을 가지고 일정 구간까지 실에 매달려가거나 윗몸일으키기, 포복자세, 흐르는 강물을 건너는 등 수많은 시련을 겪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인간 가까이에 있는 파란 옷을 입은 원숭이들이 인간들에게 지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케조에 아키라 작가의 두 작품을 보았을 때 작가는 인간과 비인간을 다루어 우리가 사는 삶이나 행동들을 작품에 담으려 했던 것을 알 수 있었다.

끝나지 않는 파티(하) / 사진 찍어요(상)

 

 

5. 아르차나 한데 <매직 화이트 앞에서는 모두가 윤택하다>

 

 아르차나 한데 작가는 <매직 화이트 앞에서는 모두가 윤택하다>라는 작품 속에 설화를 담거나 삶을 살며 변하는 것들을 이야기 형식의 작품들을 전시했다. 이 작품에서는 인도 느낌의 화풍과 코끼리 똥 섬유 종이를 사용한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아르차나 한데 작가의 작품은 평평한 종이에 그린 작품 외에 아코디언 책자 형태의 작품도 있었는데 책자 형태에 담긴 작품들은 벽면에 전시된 작품보다 이야기의 흐름이 더욱 자연스럽게 이어져 한편의 인도식 동화책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아르차나 한데 작가는 종이 외에 미디어 작품이 있었는데 이 미디어 작품은 종이에서 보여주었던 작품들을 움직이게 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였다.

다른 전시를 관람하면서도 아직까지는 작가들이 종이에만 작업하고 이후 추가적인 연장선으로 종이에 작업한 것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경우는 아직 보지 못했다. 그러나 아르차나 한데 작가는 종이에 담아냈던 작품의 내용을 애니메이션 미디어로 만들어 작가가 의도하려는 느낌과 상황을 애니메이션 안에서 사용되는 노래와 텍스트로 풍족하게 표현하여 <매직 화이트 앞에서는 모두가 윤택하다>의 작품을 작가 스스로도 느낄 만큼 알차게 완성하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매직 화이트 앞에서는 모두가 윤택하다

 

 

6. 히메나 가리도-레카 <프로토몰피즘(최초의 형태): AGC 로프 드라이버 모듈>

 

 히메나 가리도-레카 작가의 <프로토몰피즘(최초의 형태): AGC 로프 드라이버 모듈>은 컴퓨터의 데이터를 저장하는 드라이버 모듈의 형태를 가진 큰 철판과 사람이 엮은 실을 합쳐 만든 작품이다. 작품을 처음 보았을 때 본래 컴퓨터 드라이버 모듈에 있어야 할 구리 선 대신 알파카 올과 양모 솜을 사용한 것이 인상 깊었다. 만약 구리 선이 길이라 한다면 사람들이 컴퓨터를 사용함으로써 구리 선에는 컴퓨터를 사용하며 수많은 정보나 다양한 것들이 오갈 텐데 이런 과정이 사람이 오가며 생긴 길이 되고, 구리 선이라는 길을 사람들이 수많이 걸어가며 그 길이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진 매듭 형태의 실로 표현하여 지나간 흔적들을 남기지 않았나라는 분석을 했다.

딱딱하고 차가운 성질을 연상시키는 철판과 부드럽고 따뜻한 성질을 연상시키게 한하는 털실은 서로 극과 극을 연상시키게 하는데 히메나 가리도-레카 <프로토몰피즘(최초의 형태): AGC 로프 드라이버 모듈>는 철판과 털실을 조화롭게 사용하여 작가가 의도하고자 하는 내용을 충분히 의도하였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신화적인 내용과 여성노동자에 대한 의미를 작품에서 사용된 실로 다루었는데 실은 이런 의미뿐만 아니라 사람이 손으로 옛날부터 만들어왔던 실의 매듭에서부터 시작하여 현재의 과학기술 발전을 의미하는 매체인 컴퓨터 드라이버 모듈의 부품인 구리 선을 작품에서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기 위해 선의 공통점을 가진 구리 선을 매듭으로 표현하였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프로토몰피즘 ( 최초의 형태 ): AGC 로프 드라이버 모듈

 

 

마치며

 

 마지막으로 보았던 전시가 2020년도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진행한 <툴루즈 로트렉전>이었을 정도로 전시를 보지 관람한지 오래됐었는데, 강의 과제 리포트로 작성을 위하여 <제12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이것 역시 지도]>를 관람할 수 있어 정말 보람찼다. 관람을 하며 작가가 의도한 뜻을 알지 못해 어려웠던 작품들이 많았지만 오랜 시간 작품을 보고 생각하며 작가가 의도하고자 했던 바에 근접하게 다가가 알 수 있었다. 다른 경우로는 눈에 보이는 것으로 추측한 의도가 정반대의 의도였다는 것을 작품 해석을 보고 더욱 흥미롭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로 인해 작품들을 여러 시각과 관점으로 작품을 분석하며 관람할 수 있었다.

이미 유명해서 모두가 알고 있는 작가의 개인 전시를 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이번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에서는 다양한 나라의 작가들이 전시에 참여하여 다양한 나라의 작가들의 이야기와 의도를 알게 되며, 고유 나라의 기법이나 재료를 다양하게 접할 수 있어 정말 값진 경험을 했디 느꼈다. 또한, 작가들이 각각 전시한 작품들을 보며 이렇게로도 작가의 의도를 전달할 수 있구나라는 것을 작품을 통해 배우는 기회가 되어 생각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이것 역시 지도]> 전시는 6곳에서 진행하지만 시간과 일정으로 인해 서울 시립미술관에서만 작품 전시를 할 수 있었지만 전시가 끝나기 전까지 다른 장소에서 전시하는 작품들도 접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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